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단팥죽 한 그릇을 순식간에 비운 청목은 테이블 한쪽 끝의 티슈를 꺼내 입을 닦았다.
“그렇다고 제가 강요하는 건 아닙니다. 당신은 아직 무궁무진한 기회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고, 지금 진로를 정하는 건 너무 이른 감이 없잖아 있죠. 그리고 솔직히….” 그는 잠깐 머뭇거리다가 말을 이었다. “저는 추천드리고 싶지는 않습니다. 팔데아에 대한 애정과 열정 없는 저 같은 사람에게는 꽤 힘든 일이거든요. 사실 당신은 워낙에 비범하니 저보다야 낫겠습니다만….”
청목의 가슴께에서 끊임없이 진동 소리가 울렸다. 한숨 비슷한 숨을 내쉰 그는 조금 신경질적인 손짓으로 스마트로토무를 꺼냈다. 한참 액정을 바라보던 그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.
“치프가 부르는군요. 죄송합니다만 먼저 가야 할 것 같습니다. 아직 식사 중이신 것 같아서. 계산은 제가 하고 갈테니 편히 드십시오. 제가 꼰대짓을 너무 많이 해서 제대로 드시지도 못하신 것 같은데.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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