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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는 느리게 몸을 일으키고 옷걸이에서 코트를 꺼내 입었다. 도살장에라도 끌려가는 표정으로 미닫이문에 손을 댄 그가 깜빡했다는 듯
아, 하는 소리를 내더니 몸을 돌렸다.
“지금 리그 소속 의사를 밝히신다면 아마 당신 친구인 모란 양처럼 조기 인턴십 전형으로 들어오시게 되겠죠. 만약 저희의 제안을 수락하실 거라면 그 전에 필히 모란 양의 입사 후기를 참고하시는 걸 강력히 권고드리는 바입니다…. 그럼 좋은 하루 되시길.”
뒷모습 가득 길고 긴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운 사람은 어색하게 입꼬리를 들어올려 보이고는 미닫이문을 열었다. 주방 너머로 사람들의 시끌시끌한 목소리가 조용했던 방에 침투했다. 잠시 구부정한 등을 보이던 그는 세상으로부터 당신을 차단하기라도 하는 양 군더더기 없는 손짓으로 미닫이문을 닫고 떠났다. 실로 낯선 대화였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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